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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하고 조용한 힐링 여행지 밀양 은행나무 명소 오연정

온라인 명예기자단 윤근애

 



하루하루 달라지는 단풍들을 보며 가을이 깊어감을 느끼는데요. 밀양의 숨겨진 은행나무 명소이면서 조용하게 산책할 수 있는 교동 모례마을 오연정을 다녀왔습니다.

 


 

교동은 마을 중심에 밀양향교가 소재하고 있어 향교리, 교리라고 불렀으며 조선 시대 밀양부 부내면(府內面) 지역으로 1918년 밀성군 밀양면(密陽面)으로 개칭되었습니다.

그 후 1931년 밀양읍(密陽邑)으로 승격되어 밀양읍 교리(校里)라고 칭하다가 1989년 밀양읍이 시로 승격되어 밀양시 교동(校洞)으로 개칭되었으며, 1995년 밀양시와 밀양군이 합친 도농복합형태의 밀양시가 되어 현재까지 밀양시 교동으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차 한 대가 지나갈 정도의 가파른 길을 오르면 우람한 느티나무와 노랗게 물들어가는 은행나무가 방문객을 반겨줍니다.

 


 

밀양 교동 모례 마을에 있는 오연정은 조선조 명종 때의 문신인 추천 손영제 선생이 만년에 벼슬에서 물러나 강학을 했던 곳으로 밀양강을 사이에 두고 기회 송림과 마주하는 추화산 기슭에 지은 별장입니다.

 


 

손영제 선생의 본관은 밀성, 자는 덕유, 호는 추천이며 고려 광리군 손긍훈의 후손으로 문과 급제 후 내직으로 성균관 전적, 병조, 예조 좌랑, 사헌부 지평, 외직으로는 예안 현감, 김제와 울산 군수를 지냈습니다.

예안 현감으로 부임하여 퇴계 선생의 가르침을 받았으며, 퇴계 사후에도 예안 현감으로 더 있으면서 도산서원 창건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다고 합니다.

 



 

대문채는 'ㄷ'자 모양으로 이어져 있으며 작은 문 위에 경행재(景行齋) 현판이 걸려 있는데요. 경행은 시경에 나오는 말로 '경을 향한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방 주변에는 살림살이들이 흩어져 있고 마당 한쪽에 있는 화단에는 겨울 배추가 싱싱하게 자라고 있네요.

 


 

경행재를 지나 중문을 들어서면 두 그루의 모과나무, 겹벚꽃 나무가 서 있고 배롱나무에 감싸여 있는 오연정이 있습니다.

 


 

오연정은 현재 밀성손씨 문중에서 관리하며 문중 재실로 사용하고 있는데요. 정면 5칸, 측면 2칸의 건물이며 툇마루와 누마루가 있는 한옥 건물로 지붕은 홑처마 팔작지붕입니다.

오연정은 누마루가 돌출되어 있는 형태로 중앙의 두 칸은 대청이고 누마루와 연접한 한 칸과 오른쪽 두 칸에는 온돌을 두었으며, 1930년대 건물이지만 재료 마감, 건축 방식 등이 조선 후기 건축 양식을 잇고 있다고 합니다.

 



 

대청에 오연정 현판이 걸려 있으며, 누마루에는 세 개의 이름이 걸려 있습니다.

강을 바라보는 곳에는 3·1운동 33인 중 한 사람인 오세창 선생의 글씨로 푸르름을 잡는다는 뜻을 가진 남벽루, 측면에는 바람을 맞이하는 누각이라는 뜻을 가진 영풍루, 누마루 안쪽에 빙호추월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는데요. 얼음을 넣은 항아리와 가을 달이라는 뜻으로 청렴하고 결백한 마음을 이르는 말입니다.

 



 

오연정의 창건 연대는 추천이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온 1580년대로 추정하며, 임진왜란으로 불타버린 것을 재건하였으나 또다시 소실되어 1771년 8세손 행남 손갑동이 복원하였습니다. 

순조 때는 지역 사림이 뜻을 모아 모례 서원을 세웠으나 사당이 고종의 서원철폐령으로 헐리고, 남은 건물도 1935년 거의 소실된 것을 이듬해 후손들이 새로 지었으며, 선생의 문집, 책판 보관을 위한 연상판각을 새로 건립하였고 사당이 있던 자리에는 모례서원경현사유지비를 세웠습니다.

 



 

누마루 옆을 돌아 오연정의 뒤편으로는 넉넉한 터가 있고 가장자리에 커다란 단풍나무가 서 있는데요. 바로 서원이 있던 자리라 합니다.

아직도 푸른 잎을 달고 있는 단풍나무 옆 담장 너머에는 목판을 보관하는 연상판각(淵上板閣)이 홀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오연정 담장 밖에는 오연(鼇淵)이라는 연못이 있는데요. 오연(鼇淵)은 큰 자라가 섬을 떠받치고 있듯 나라의 인재를 키우겠다는 의지를 담은 이름이라고 합니다. 

손영제 선생은 이곳에 터를 잡으면서 마을 이름을 모례(慕禮), 앞의 냇물을 추천(鄒川)이라 하고 자신의 호로 삼았습니다. '모례'는 '예안에서 입은 스승의 은혜를 사모한다'는 뜻이고, '추천'은 '공자와 맹자의 가르침을 본받겠다'는 다짐이라고 합니다. 추는 맹자의 출생지인 추나라를 뜻한다고 합니다.

 


 

모례와 추천만으로도 정자를 세운 뜻을 짐작할 수 있는데요. 떠받치는 신선이 사는 다섯 봉우리를 오봉(鰲峯)이라 합니다.

나라의 학술기관이었던 고려의 한림원과 조선의 예문관 벼슬을 '오봉'이라 불렀는데, 그는 큰 자라가 다섯 봉우리를 떠받치고 있듯 나라의 인재를 키우겠다는 의지로 태어난 이름이 오연입니다.

 


 

오연정에는 주차장 입구, 경행재 옆, 우측 잔디밭 입구에 웅장한 은행나무가 세 그루 있는데요.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를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오연정을 방문합니다.

은행(銀杏)은 동아시아 원산의 나무로, 가을이 되면 낙엽이 지기 전에 잎사귀가 샛노랗게 물들어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은행나무는 병해충에 강해 가로수로 많이 심고 은행나무의 악취는 열매를 동물이나 곤충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며, 은행 열매 효능은 잔기침과 천식, 가래 등 기관지에 좋다고 해요.

 


 

오연정은 그 자체가 문화유산이기도 하지만, 정원에 있는 겹벚꽃과 두 그루의 배롱나무 그리고 입구 진입로에 있는 은행나무와 느티나무로 인해, 4월에는 겹벚꽃, 7~8월에는 배롱나무꽃, 10~11월에는 단풍을 즐기려는 관광객이 많이 찾는 곳입니다.

 


 

오연정은 밀양강이 내려다보이는 추화산 북동쪽 기슭, 강물이 크게 휘도는 자리에 세워져 있습니다.

밀양의 숨겨진 은행나무 명소인 오연정을 찾아 노랗게 물들어가는 은행나무와 함께 일상에 지친 마음을 잠시 쉬어가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한적하고 조용한 힐링 여행지 밀양 은행나무 명소 오연정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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